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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3-19 16:12:18
  • 수정 2020-03-20 05: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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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잊을만하면 한번 씩 일어나는 성형수술 중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하여.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 박정일 원장님의 강의를 게재합니다.

안녕하세요 성형외과 전문의 박정일입니다. 

오늘은 제가 수술할 때 시행하는 마취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거의 모든 수술을 부분마취(국부마취, 국소마취)로 시행합니다. 단, 수술 부위가 넓어지면 부분마취를 위한 주사범위 또한 넓어지고 여러번 주사해야 합니다. 

마취주사의 통증도 만만찮지요. 그래서 국소마취제의 주사 자체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서 짧은 수면마취를 합니다. 그래서 잠깐 자고 깨면 의식은 말짱하지만 아프지는 않는 상태가 되고, 이 상태로 수술을 진행합니다. 때로는 환자분과 농담도 해가면서 말이죠. 

대부분의 환자들은 상담할 때에 이런 설명을 들으면 “저는 무서워서 안돼요. 푹 재워주세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제 환자분을 푹 재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실제 수술을 하다보면 환자분들이 의식은 깨어있지만, 통증은 없고 움직이면 안되니까 조용히 그냥 눈 감고 누워있다가 졸려서 잠이 듭니다. 수면마취제 때문이 아니라 그냥 심심하고 편안하니까 잠드는 거지요. 저는 한 두시간짜리 수술은 물론이고, 아홉시간 내지 열시간짜리 수술도 이렇게 진행합니다.


Image source = Pixabay


저는 저만의 이런 마취법을 나름대로 하이브리드 마취라고 부릅니다. 

두가지 마취법을 적절히 배합해서 시술하니까요. 제가 이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환자의 의식이 살아있어야 본인의 불편함을 이야기 할 수 있고, 그래야 의료진이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덥다든가, 팔이 저린다든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든가, 또는 어지럽다든가 등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바로바로 인지하고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누워있던 환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려고 하는 경우, 10중 8-9는 숨쉬기가 답답해서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그것을 조용히 누워 있으라고 눌러버리면, 환자는 숨을 못쉬게 되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슬픈 이야기지만 일전에 대리수술 논란이 있었지 않습니까. 상담해준 선생님과 실제 수술하시는 분이 다른, 유령 의사... 그런데, 이렇게 수술받는 환자분의 의식이 말짱하게 깨어있으니, 수술하고 있는 의사가 대리 의사가 아니라 제가 직접 수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자분도 자연스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최근 일부 병원에서는 무조건 환자분을 푹 재워놓고 수술하는 경우도 많은데, 제가 볼 때에는, 부분마취, 국소마취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수술 도중에 환자가 아프다고 하면, 아프지 않게 국소마취제를 더 주사해서 안 아프게 해 주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인데, 아프다는 말을 못하게 더 재워버립니다. 

경고음이 울리는데, 시끄럽다고 그 경고음을 꺼버리는 격이죠. 경고음이 울리는 것은 위험이 가까이 왔다는 신호이고, 당연히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면 경고음이 꺼지는데, 시끄럽다고 그 경고음을 꺼버리면 조용하기는 하겠지만 위험은 가까워 지지요. 

이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재워버리기를 반복하다 보면 수면마취제가 과잉투여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결국 마취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글 = 권득문 기자

원고 = 박정일 원장 [ M.D.]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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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Hybrid anesthe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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