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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23 13:18:53
  • 수정 2020-05-24 0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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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음식아이의 두뇌를 망치다

 

싸고 간편하다! 뿐만 아니라 요즘 편의점 음식은 다양하기까지 하다. 그렇기 때문에 편의점 식품은 아이들에게 늘 인기이다. 2017년 질병 관리본부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4명 중 1명이 주 3회 이상 편의점 식품을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패스트푸드, 과자, 탄산음료 등에는 당과 염분이 많고 지방의 함량이 높다. 이런 영양이 불균형한 음식들이 아이의 두뇌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편의점에서 많이 팔리는 식품들.  [ 사진출처 = 픽사베이 ] 


 

편의점 음식과 보상체계

편의점 식품에는 소시지, 핫바 등의 육가공식품이 많다. 편의점 도시락에 들어 있는 반찬과 라면은 튀기는 조리법을 주로 이용하여 지방의 함량이 높다. 또한, 인기 품목인 과자와 음료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이렇게 설탕과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들은 뇌의 보상회로를 정상 과정보다 더 활성화시킨다. 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될까?

 

인간의 뇌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행동을 할 때 쾌락의 감정을 느끼도록 진화되었다. 이와 같은 “즐거움”은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반복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며, 이때 “도파민”이란 핵심물질이 생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도파민은 뇌 안의 여러 영역으로 이동을 하여 보상 체계가 잘 작동을 하게 도와준다. 먼저, 즐거운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로 이동을 하고, 이후 ‘음식을 먹으면 즐거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기억하게끔 도와주는 해마로, 마지막으로 즐거움의 크기와 가치를 결정하고 앞으로 그 행동을 계속할 것인지 판단하게 도와주는 전전두엽으로 전달이 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음식을 먹으면 쾌락이라는 보상을 느끼기 때문에 이 행동을 반복적으로 지속하는 것이다.   

 

 

성장기에는 자극적인 음식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떨어져

문제는 청소년기의 두뇌는 영역별로 다른 속도로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보상을 담당하는 영역(해마와 편도체)의 발달은 빠르게 이루어지는 반면, 행동을 판단하고 조절할 수 있는 부분(전전두엽 피질)은 느리게 성장한다. 이런 발달 차이가 아이들로 하여금 계속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하는 것이다. 즉 성장기 아이들은 보상 기전을 통하여 자극적인 것을 계속 찾게 되지만, 판단과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의 더딘 발달속도로 인해 이를 혼자의 힘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 보상 회로는 설탕이 많거나 고지방 함량 음식을 먹을 때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정크푸드를 자주 먹으면 이런 종류의 음식을 계속해서 찾게 되고, 계속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절하지 못하게 된다. 더구나 십대는 충동 행동을 담당하는 두뇌의 영역(선조체)이 과발현되어 있는데, 이런 구조적인 특성이 계속 고 칼로리의 자극적인 음식들을 찾게 만들고, 심하면 폭식 현상까지 일으킬 수 있다.

 편의점 음식들 [사진 촬영 = 권지아기자]

 

질 나쁜 음식 섭취는 두뇌 발달에 해로워

청소년기는 두뇌가 두드러지게 성장하는 시기이다. 두뇌의 신경 세포들이 구조적으로 발달하고 기능이 안정화되어 고차원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도파민은 두뇌의 흥분-억제 신경전달물질의 밸런스를 유지해 주는 일도 하는데, 이 신경전달물질들은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이나 각성 등의 인지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도파민을 통한 인지 기능 조절 체계는 청소년기에 가장 크게 발달이 된다. 하지만, 염분, 설탕,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이 도파민이 관여하는 신호전달체계가 억제되고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뇌 안의 무너진 밸런스가 인지 기능의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상 체중 아이에게도 식습관은 중요

아이들의 식습관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모들도 종종 있다. 편의점에서 끼니를 자주 때워도 정상 체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뚱뚱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가 정상적인 발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질 나쁜 음식으로 인한 부정적인 변화는 눈에 띄지 않게 이루어진다. 건강에 문제가 즉각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잘못된 식습관을 고집하게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식습관이 유지되는 경향이 크다. 청소년기의 잘못된 식습관은 두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으로 연결될 확률이 커 위험할 수 있다.

 

음식은 성장기 아이의 두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다. 이 시기에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균형있는 식습관을 다져놔야 어른이 되어도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똑똑하고 올바른 생각을 가진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싸고 간편해도 편의점 음식보다 좋은 재료로 만든 영양이 골고루 들어 있는 집밥을 먹여야 할 것이다. 



기사 = 김혜지 전문기자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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